플라스틱 폐기물 아웃! 친환경 제로웨이스트 샴푸바 만들기
지속가능한 환경을 추구하고 포장재 등의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적극 동참하는 사람들. 이른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족’의 최근 주된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고체 형태의 생활용품입니다. 고체 형태의 생활용품, 특히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샴푸와 비누를 바 형태로 사용했을 때의 장점은 플라스틱, 조립식 펌프 등 제품 보관을 위한 플라스틱을 배출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이라는 것과, 액상형태의 제품 유지를 위한 보존제, 계면활성제 등의 화학약품과 향료 등 불필요한 성분이 들어가지 않는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상의 편리함보다는 환경의 소중함을 우선시하며 스스로 삼표그룹의 제로 웨이스트족을 자처하는 삼표피앤씨 공사수행팀 김정미 차장과 에스피네이처 자원순환기획팀 권준혁 사원이 친구와 함께 직접 샴푸바와 린스바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그 많던 열대우림은 어디로 갔을까?
서울의 한 공원 입구에 자리한 공방, 방금 전까지 도시의 아스팔트 내음이 짙게 깔려있던 거리는 공원에 들어서자 금세 초록빛 푸르른 나무로 배경을 바꿨습니다. 도심에서는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울창한 나무들. 공방과 나무가 사이좋게 붙어 있어 찾아오는 이의 발걸음을 경쾌하게 하는데요. 여름날의 맑은 햇빛이 공방 안을 환하게 비추는 가운데 김정미 차장과 권준혁 사원이 일행과 함께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체험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회사 업무와 관련해서도 그렇고, 평소 친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특히 요즘 고체 형태의 생활용품이 이슈가 되고 있다 보니 이번 기회에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이색적인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여자 친구와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에스피네이처 자원순환기획팀에서 자원순환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권 사원은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는 데 한껏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죽마고우와 함께 공방을 찾은 김 차장 또한 체험에 대한 설렘과 더불어 학창 시절 이후 처음으로 친구와 단둘이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에 마냥 신이 난 표정인데요.
샴푸바와 린스바 만들기에 앞서 이날 체험의 진행을 맡은 공방 선생님은 영상을 통해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떠오른 팜유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선생님은 플라스틱과 보존제, 화학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자연 유래 성분의 친환경 제품이 왜 주목 받고 있는지를 잘 설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체험팀은 화장품, 샴푸, 세제 등에 사용되는 팜유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팜유 생산지인 열대우림의 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 기체 배출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는 것도. 다소 무거운 주제로 시작된 체험이지만 우리 일상 가까이 맞닿은 이야기이기에 모두들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저울과 실랑이, 틀에 붓고 나서야 안도
친환경 샴푸와 린스 제작에 핵심은 재료 배합입니다. 샴푸바나 린스바 한 개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만 십여 가지가 넘는데요. 각각의 재료를 정확한 양에 맞춰 계량하고 배합하는 것이 오늘 체험자들에게 주어진 최대 미션. 체험자들은 첫 번째 린스바 도전을 위해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각자 테이블 위에 놓인 유리 비커와 저울을 이용해 유연제를 시작으로 재료 배합에 초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SCI 분말, 버진코코넛, 시어버터, 케라틴분말, 아르간오일, 동백오일 등등 많게는 55그램 적게는 1그램의 재료가 섞이고 만나 친환경 린스가 탄생합니다.
마치 진중한 과학실험이 진행되기라도 하듯 체험자들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겠다는 의지로 저울과 싸워가며 정확한 양을 측정하느라 분주한 모습인데요. 그렇게 최종 배합한 재료를 준비된 실리콘 틀에 붓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이제 30여 분간 굳히기만 하면 린스바 완성! “너무 긴장해서 손이 달달 떨리더라고요. 특히 1그램, 2그램씩 들어가는 재료는 양이 너무 적어서 정확히 맞추기가 어렵더군요. 어떻게든 맞춰보려고 넣었다 뺐다 하는데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웃겨서 친구랑 한참을 웃었어요.” 친구와 박장대소하며 보낸 이 시간, 김 차장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에 남겠죠?
지속적인 관심, 우리는 할 수 있을 거야!
린스바가 굳는 동안 두 번째 미션인 샴푸바 만들기에 돌입했습니다. 샴푸바 또한 갖가지 재료를 한데 섞는 것이 포인트. 다만 린스바보다는 재료의 수가 적습니다. 이번엔 좀 쉽다 했더니 린스바보다 정교한 작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퍼백에 담긴 모든 재료를 한데 섞이도록 살살 주무른 후 실리콘 틀에 담아 모양을 만들어가는 과정인데요. 찰흙 같은 질감의 완성된 재료를 지퍼백에서 일일이 떼어내야 하는 작업도 적잖은 끈기가 필요했습니다. 완성품을 위한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비로소 딱딱하게 굳은 샴푸바가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게 신기해요. 시작할 때만 해도 과연 한두 시간 안에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재료를 섞고 주무르고 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마지막에 샴푸바와 린스바를 탈형할 때는 짜릿한 희열을 느꼈어요. 예상 외로 완성품이 잘 나온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요.” 샴푸바 만들기가 좀 더 어려웠다는 권 사원과 여자 친구 김은주 씨는 짧은 체험이지만 큰 보람을 선사해줬다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김 차장과 친구 박보희 씨는 ‘힐링’이라 는 한 단어로 체험후기를 전했습니다. “샴푸에 쓰이는 매우 다양한 향을 맡을 수 있었고, 사실 그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되었어요. 평소 친환경 제품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번 기회에 고체형 생활용품에 대해 자세히 배워볼 수 있어서 만족합니다. 앞으로 주방용 세제나 비누에도 도전해 봐야죠.”
소소한 체험은 끝이 났다지만 일상 속에서 우리의 환경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김차장과 권사원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만이 지속 가능한 환경과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