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최근 ESG라는 용어를 자주 보고 듣게 됩니다. 2021년이 ‘ESG의 원년’이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 사회(Social) ·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입니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관점에서 기업의 사업 기회와 사업 리스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관점입니다. 이런 시각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ESG가 더욱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 회장의 연례 서한에서 이야기한 내용 때문입니다. 2020년에는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이 투자 의사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제임을 선언하며 ESG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2021년에는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장기 전략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양질의 ESG 정보 공시를 강조하면서 실질적인 ESG 실행을 가속화하도록 요구하면서 기업들은 이에 대응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관심이 집중되는 ESG에 대해 상세히 알아볼까요?

ESG의 역사

ESG는 2006년 코피 아난 당시 UN 사무총장이 금융업계에 제안한 이니셔티브인 책임투자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에서 시작되었습니다. PRI 이전에는 경제의 발전에 따라 환경은 파괴되고 사회 질서가 교란되고,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문제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인 금융기관 등이 모여 논의를 시작한 것에서 ESG가 시작된 것입니다.

PRI의 6가지 원칙

  1. 투자분석과 의사결정 과정에 ESG이슈를 적극 반영한다.
  2. 투자철학 및 운용원칙에 ESG 이슈를 통합하는 적극적인 투자자가 된다.
  3. 투자대상에게 ESG이슈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한다.
  4. 금융산업의 PRI 준수와 이행을 위해 노력한다.
  5. PRI의 이행에 있어서 그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한다.
  6. PRI의 이행에 대한 세부활동과 진행사항을 공개한다.

이런 논의를 진행한 결과, 기업의 가치를 환경적 또는 사회적 측면에서 평가하는 것이 그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투자 수익성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관점이기 때문에 ESG는 조금씩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즉, ESG는 원래 금융의 세계에서 태어난 용어입니다.

ESG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측정하는 지표

이렇게 ESG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ESG 측면이 취약한 기업은 큰 위험을 안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각 항목별로 중요한 포인트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E 환경 분야에서의 헌신

제품을 제조할 때,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이산화탄소 배출과 무관한 재생에너지 전원으로의 전환하는 것은 탈탄소 시대로의 여정에서 중요한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향후 자원이 고갈되고, 자원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폐기물을 이용하여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만드는 것은 안정적인 자원 조달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S 사회 분야에서의 헌신

사회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노동력에 관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출산으로 일손 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재 육성과 고용 보장, 노동 안전 확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이 일하기 좋은 환경 조성 등 기업 경영에 필수적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출산 휴가 · 육아 휴가, 노동 시간 단축 근무 제도 등의 제도를 정비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왔습니다.

G 지배구조에 헌신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는 회사가 주주를 비롯한 고객 · 직원 · 지역 사회 등의 입장을 감안하여 투명 · 공정하고 신속 과단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장기적인 경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경영진과 이사의 자질, 임원 보수 등에 대한 정보 공개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ESG와 SDGs의 차이점은 무엇?

이렇게 환경, 사회에 대한 투자나 관심을 요청하기 때문에 ESG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혼동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ESG는 투자 활동과 연계해서 생각하면 됩니다. 환경 · 사회 · 지배구조의 3 가지 관점을 포함한 사회적 · 윤리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투자처를 선택하고 투자하는 방법이 ESG 투자입니다. ESG 투자는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사회 ·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을 지향하는 투자 방법이죠. 하지만 그 범위는 아주 넓고, 미래의 수익을 늘리기 위해 ESG의 관점을 조금이라도 넣은 투자는 모든 ESG 투자라고 정의되기도 합니다.

주요 투자기관인 연기금 운용사들은 국민이 여유롭게 살기 위해서는 사업을 통해 사회와 환경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이익을 늘려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ESG 투자는 사업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 ·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만들어가는 기업에 투자할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에 대해 이와 같은 태도 전환을 촉구해 나간다는 컨셉이 되는 것이지요.

이에 반해 SDGs (지속가능발전목표)는 관점이 약간 다릅니다. 2015년 9월 유엔이 발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빈곤과 분쟁, 차별 등 인류가 직면한 과제를 정리하고, 2030년까지 인류가 협동하여 달성해야 할 목표를 17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제시한 것입니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no one will be left behind)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제시한 것입니다.

기업은 지속가능발전의 주요 이해관계자입니다. 기업은 경제성장, 산업기반시설, 혁신발전 등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자원, 에너지 등 환경 분야, 직원의 복리후생,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등 사회 분야에 이르기까지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은 ESG 활동을 강화하면서 자연스럽게 SDGs의 세부 목표 달성을 지원하게 됩니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ESG 평가 기준은 없습니다만, 기업이 ESG 스코어 관리를 위해 새롭게 추진해야 할 과제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해양식물도 보호해야 한다”라는 새로운 과학논문을 발표한 경우, 그 노력도 ESG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겁니다.

ESG 지표

투자자들이 ESG의 관점에서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ESG 스코어입니다. 같은 업종이라면 동일한 척도로 평가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적인 제조기업이든 전기자동차(EV) 제조기업도 동일한 측정 지표를 토대로 평가한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ESG의 측정 지표가 아주 많으면서도 합의된 정의는 없다는 점입니다.

2020년 9월 세계경제포럼(WEF)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측정 지표라는 ESG 평가 방법을 발표했습니다. 4 가지 관점에서 21개의 핵심 지표와 34의 확대 지표로 구성되어 적용하도록 제안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올해 봄 K-ESG 지표가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객관적인 지표로 ESG경영 성과를 측정하려는 흐름은 강화되고 있습니다.

ESG의 미래

2020년을 지나면서 ‘지속가능성’ 모든 사람의 아젠다가 되었습니다.

2019년 EU 집행위원회이 발표한 ‘유럽 그린딜’은 2021년 파리협약의 본격적인 적용을 예고했고,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탄소중립과 넷제로(Net Zero)에 대한 전 세계 정부 및 민간의 정책적 노력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한국도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제시했고 2021년 7월에는 한국형 뉴딜 2.0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또 2021년 10월 18일에는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대폭 상향하기도 했습니다.

기업에게 ESG는 완전히 생소한 용어는 아닙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와 환경 어젠다는 기업과 사람, 지구라는 세 축의 지속가능성 이슈를 촉진시킨 촉매제였습니다.

금융세계에서 출발한 ESG가 단기 유행에 그치지 않고 강화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지속가능발전은 또 한 번 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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