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시멘트 본사가 위치한 삼척은 동해의 숨은 보석으로 불렸는데요.
이제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핫한 여행지입니다. 절로 감탄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풍경과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낡은 기찻길, 여기에 전 세계 ‘아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BTS 앨범 재킷 촬영지까지 삼척은 누구나 한번쯤, 머물러 천천히 즐기고픈 도시입니다.
신비로운 옥빛 절경, 미인폭포
그 풍광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미인폭포란 이름이 붙었을까요. 삼척 도계읍에서 태백 방면으로 달리다 보면 통리재 너머 미인폭포로 향하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해발고도 700~800m에 이르는 이 지역은 예부터 구름이 창문으로 지나는 ‘하늘 아래 첫 동네’로 불렸습니다. 아담한 사찰 여래사를 지나 300m 정도 걸어 내려가면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미인폭포를 만날 수 있습니다.
3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도 웅장하지만 미인폭포의 가장 큰 매력은 신비로운 물빛에 있습니다. 다른 폭포들과 달리 물속에 석회성분이 포함돼 터키의 파묵칼레처럼 그윽한 옥색을 띕니다. 그 이국적인 물빛에 오르는 길이 다소 험한데도 찾아오는 발길이 끊이지 않습나다. 미인폭포에 얽힌 전설도 흥미로운데요. 먼 옛날 폭포 근처에 아름다운 여인이 살았는데, 수많은 남자들이 찾아와 그녀에게 청혼했으나 자신의 눈에 차지 않는다며 거절했습니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드디어 자신이 꿈꾸던 이상형이 폭포 아래서 쉬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녀는 한걸음에 달려가 애틋한 마음을 고백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참담했습니다. “할머니, 왜 이러세요?” 폭포처럼 흐르는 시간이 자신의 젊음과 아름다움마저 앗아간 것을 몰랐던 것이죠. 미인이란 이름 탓에 억지로 끼워 맞춘 이야기가 아닌가 싶지만, 저 황홀한 폭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잠시 흐르는 시간을 잊게 되는 것만은 사실인듯 합니다.
절벽 곳곳에는 6월부터 보랏빛 꽃을 층층이 피우는 벌깨풀부터 향기가 백리를 간다고 해서 이름 붙은 백리향, 한여름에 홍백색 가녀린 꽃을 피우는 말털이슬 등 다양한 야생화도 만날 수 있습니다.
레트로 감성 뿜뿜, 추추파크
미인폭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추추파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철도를 주제로 꾸며진 추추파크의 대표 체험시설은 스위치백트레인인데요. 스위치백은 가파른 고개를 운행하기 위해 ‘갈 지(之)’자형으로 설계한 선로를 가리키는데, 열차가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목적지까지 오릅니다. 우리나라에선 삼척 도계읍에 자리한 흥전역과 나한정역 사이에 스위치백이 설치됐습니다. 영동선의 험난한 여정을 상징하던 스위치백은 2012년 솔안터널이 개통되면서 추억 속으로 사라졌고, 추추파크에서 이 구간을 활용해 관광열차를 운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추추스테이션을 출발해 흥전삭도마을까지 약 16km를 왕복 순환하는 열차는 옛날 증기기관차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합니다.
고풍스러운 객차 디자인 때문에 SNS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국내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산악형 레일바이크도 이색 체험시설입니다. 통리역에서 출발해 추추스테이션까지 7.7km를 편도 운행하는 레일바이크는 태백준령이 내려다보이는 해발 720m 정상에서 최고 25km/h의 속도로 산기슭을 굽이굽이 돌아 내려옵니다. 짜릿한 속도감과 스릴 외에도 12개의 크고 작은 터널마다 색다른 빛과 조형물이 설치돼 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아미들의 성지, 맹방해수욕장
백사장의 길이가 4km에 달하는 맹방해수욕장은 삼척 제1의 해수욕장으로 꼽힙니다. 신발을 신고 걷기 아까울 만큼 고운 모래와 투명한 물빛,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파도와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이 동해 특유의 낭만적인 풍광을 연출합니다. 해변 오른쪽에는 짙푸른 덕봉산이 섬처럼 떠 있고, 해수욕장 뒤로는 울창한 송림이 길게 늘어서 잠시 서늘한 그늘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덕봉산 둘레를 따라 걷는 해안산책로도 절경이 이어지는데요.
이처럼 아름다운 맹방해수욕장은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유지태 분)와 은수(이영애 분)가 파도소리를 녹음하는 장면에 등장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매년 봄이면 상맹방해수욕장을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이는 유채꽃밭으로도 유명합니다. 캠핑장 등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차박을 즐기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맹방해수욕장이 전 세계 아미들의 성지로 떠올랐다. 인기 아이돌그룹 BTS가 ‘버터(Butter)’의 앨범재킷 촬영지로 이곳 맹방해수욕장을 선택한 것인데요. 멤버들이 누워 있던 파란색 선베드와 주황색 파라솔 등 촬영소품을 그대로 복원, 그 흔적을 느껴보려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탄광마을 카페에선 연탄 모양의 탄광마을빵과 강원도 옥수수로 만든 찰옥수수빵이 눈길을 잡아끌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수퍼윙즈’를 내세운 키즈카페와 다채로운 동물을 직접 만지며 체험할 수 있는 정글대탐험도 운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