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프 1-2-3, 탄소중립 달성의 키워드

전례 없는 홍수와 폭염. 녹아 내리는 빙하로 점점 상승하는 해수면. 하나뿐인 지구가 이처럼 고통에 시달리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입니다. 급격한 산업화로 석탄, 석유 등 화석 자원을 대량으로 소비하고,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산림 자원을 무분별하게 파괴하였기 때문이죠.

탄소 배출은 전체 온실가스 방출의 81%를 차지하고 있으며, 메탄(10%), 아산화질소(7%), 불소화 가스(3%)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지구의 상황은 급격하게 나빠질 것이며, 자연 파괴는 물론 대규모 이주, 금융 시장 붕괴 등 수많은 사회 및 경제적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난 수십 년 동안 경고해왔습니다.

온난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심각해지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고,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국은 이제 기후변화협약 아래 온실가스 배출량을 목표치까지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대상은 거대한 산업 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수많은 화석 연료로 공장을 운영하고, 제품을 만들고, 인력을 고용하며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곳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현재 많은 기업들은 환경과 더불어 발전을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더 이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하나라는 단순한 요소가 아닌, 사업의 필수 요소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탄소 중립을 위한 노력

최근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와 다른 주요 기업들의 발표는 탄소 발자국이 그들의 사업에 얼마나 중요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일례로 애플은 2030년까지 자사의 공급사슬에서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여기에서 넷제로란 배출한 만큼의 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죠. 다른 9개 기업들은(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유니레버, 나이키 등)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자는 목표와 함께 ‘넷제로를 위한 변화(Transform to Net Zero)’라는 단체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탄소를 줄일 수 있을까요? 탄소 감축의 가장 첫걸음은 현재 배출하는 탄소의 양을 파악하는 것부터 출발합니다. 얼마나 배출하는지를 알아야 관리하고, 목표를 세워 양을 줄이고, 국제 사회에 발표할 수 있겠죠. 현재 기업들은 GHG 프로토콜(GHG Protocol: 온실가스 회계 처리 및 보고 기준)에서 정의된 스코프(Scope, 유효범위) 1, 2, 3을 사용하여 탄소 배출을 분류, 관리하고 보고합니다.

GHG Protocol

스코프1: 직접 배출

스코프1은 기업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자원에서 직접 발생된 탄소를 의미합니다. 즉, 기업의 직접적인 활동 결과로 대기 중으로 바로 방출되는 탄소죠. 직접 배출 탄소는 네 가지로 분류되는데요. 연료와 열을 만들어내는 근원 장치인 열원(Heat Sources) 등 고정적인 연소(Stationary Combustion), 자동차, 트럭, 기차 등 기업이 소유하거나 임대한 모든 운송 수단을 운용하기 위한 화석연료 연소인 이동 연소(Mobile Combustion), 냉장, 냉방 등에서 방출되는 비산 배출(Fugitive Emissions), 시멘트를 제조할 때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공장의 매연, 화학물질 등 산업 공정과 현장에서 제조될 때 방출되는 프로세스 방출(Process Emissions)로 각각 나뉩니다.

스코프2: 소유 자산에서의 간접 배출

스코프2는 기업에서 간접적으로 방출된 탄소를 뜻합니다. 기업이 구매하여 소비한 전기, 스팀, 냉방 등으로 발생하여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모든 온실가스를 말하죠. 대부분의 기업에게 스코프2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전기’가 주요 화두가 될 것입니다. 사업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에너지원이 바로 전기일 텐데, 전기의 효율적 사용 혹은 친환경 에너지를 통해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면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코프3: 소유 자산을 제외한 간접 배출

스코프3은 스코프2를 제외한 모든 간접적인 탄소 배출을 이야기합니다. 기업의 가치 사슬(Value Chain)에서 발생하는 모든 탄소 배출이 포함되죠. 따라서 그 항목도 15가지로 나뉠 만큼 아주 다양한데요. 크게 업스트림(Upstream)과 다운스트림(Downstream) 활동으로 나눠 살펴보겠습니다.

업스트립 활동은 주로 소재의 생산, 공급사와의 협력 등 비교적 기업 차원에서 일어나고 관리할 수 있는 공급자 중심의 항목들입니다. 업무상 출장, 직원들의 출퇴근, 제조 과정에서 생산된 매립 쓰레기 및 폐수 처리, 원료 및 부품 등 제조와 관련된 제품의 구매, 사무실 가구, 사무실 설비와 IT 지원 등 비제조 관련 제품들이 포함되죠.

한편 다운스트림 활동은 소비자 중심의 항목을 이야기합니다. 기업이 제조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수송되고 유통되는 과정, 판매 제품을 소비자가 사용할 때, 사용한 제품을 폐기할 때 등을 포함하죠. 또한 본사의 관리 아래에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지점처럼 임대나 계약으로 맺어진 자산 및 점포 등이 포함됩니다.

스코프3 중에서도 다운스트림 활동은 기업이 자사 제품의 유통부터 보관, 사용, 폐기까지 모든 수명 사이클을 포함하여 탄소 배출을 측정해야 하기에 더욱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는 보통 소비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이며, 기업이 관리하기 어려운 요소들이기 때문이죠.

스코프3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앞서 살펴봤듯이 스코프1과 2와 비교했을 때 스코프3은 그 범위가 넓고 복잡해 탄소 배출량을 파악하고 감축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아직 법적으로도 반드시 발표해야 하는 수치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은 탄소 중립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 스코프3에 주목합니다. 기업의 투명성을 높여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고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사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생산 및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탄소 배출량의 산정 방식, 데이터 기준의 표준화와 관리 방식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지만,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 지속 가능한 발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탄소중립, 스코프1, 스코프2, 스코프3, 넷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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